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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중홍옥

가진 것 하나 없던 연에게 두 가지 없던 것이 생긴다. 하나는 무진으로 연에게 전에 없는 따스함을 느끼게 해준 뒤 그대로 앗아간다. 다른 하나는 설중홍옥으로 마교가 야심 차게 준비한 희대의 보주란다. 제 예쁜 얼굴만 있으면 상대의 내공을 쉬이 흡수할 수 있다는 홍옥의 성능까지 알았을 때. 전자는 그대로 연의 목적, 후자는 연의 수단이 된다. 연은 지체하지 않고 설중홍옥을 삼킨다. 그리고 실감한다. 정말 이 구슬만 있으면 거지 출신이었던 자신도 남 부럽지 않은 무공을 쌓을 수 있음을. 연은 곧장 정파의 이름난 고수들을 상대해 나간다. 더 나은 미래를 꿈꾸어야 한다고? 무진이 알려준 그 말을 이제는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곱씹는다. 하지만 연이 그 모험을 통해 깨닫게 되는 건 다름 아닌 곁에 있던 동료들의 소중함이다. 부정하려 해도 지울 수 없는 무진에 대한 제 애틋한 감정이다. 하지만 이젠 그만두려 해도 쉬이 그만둘 수 없다. 지난 과정에서 연은 너무 많은 선을 넘어왔고, 또 너무 많은 사람을 적으로 돌렸기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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